프로배구 구단들 '루니 대항마' 외인 영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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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숀 루니(24.미국)가 1등 공신이다."

지난 4월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의 9년 아성을 깨고 우승한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은 공을 외국인 선수 루니에게 돌렸다. 시즌이 끝난 뒤 루니는 "다음 시즌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다른 팀들은 이때부터 바빠졌다. 루니의 눈부신 활약을 앞세워 현대가 우승하는 것을 지켜본 경쟁팀 감독들이 앞다퉈 외국행 비행기를 탔다. 루니를 능가하는 외국인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서였다.

맨 먼저 대한항공이 5월 말 브라질 출신 장신 라이트 공격수 보비(27.2m8㎝)를 데려왔고, 16일 LIG가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 레프트 윈터스(23)와 계약을 했다.

지난 시즌 LIG에 승점 1점 차로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던 대한항공의 문용관 감독은 라이트를 보비에게 맡기고 신영수를 레프트로 돌려 강동진과 왼쪽을 책임지게 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역시 2m8㎝의 브라질 출신 라이트 공격수 레안드로(22)를 데려왔다. 서브가 좋고 고공 공격에 능하다. 지난 시즌 브라질 수퍼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브라질 국가대표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다.

삼성과 대한항공이 장신의 라이트 공격수를 영입한 것은 현대의 왼쪽 공격수 루니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다.

LIG의 윈터스는 캐나다 국가대표 주포다. 1m96㎝로 다른 선수에 비해 키는 작지만 빠르고 힘있는 공격이 돋보인다. 신영철 감독은 "주전 레프트 이경수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면서, 가을에 군에서 제대하는 손석범과 함께 '좌우 쌍포'로 내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시절(미국 페퍼다인대) 현대의 루니와 함께 3년 동안 룸메이트를 할 정도로 절친하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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