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재신임' 정국] 이라크 파병도 재신임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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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정국의 또 다른 변수는 이라크 파병 문제다. 파병 여부를 재신임 이전에 정리하느냐, 이후로 하느냐가 노무현 대통령의 또다른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파병 관련 실무를 다루고 있는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은 일단 "(대통령이) 국내 문제와는 연관시키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판단만 서면 결단을 미루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반기문(潘基文)외교보좌관은 "국내 정국이 바쁜 와중이기 때문에 검토해야 할 것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변수였던 한.미관계, 북핵, 여론 등에 더해 정치적 반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내에서는 지난 대선 때 노풍(盧風)의 진원지였던 노사모 등 친노 세력이 최근 재신임을 계기로 재결집하고 있는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파병 여부에 대한 결론은 재신임 국민투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만약 盧대통령이 재신임 투표 전 파병을 결정할 경우 결속 기미를 보이던 지지층이 다시 동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역으로 재신임 투표 전 파병 안하기로 결정하면 개혁성향의 지지층은 결속하겠지만 대미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보수층의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희상(金熙相)국방보좌관은 재신임이라는 돌발사태에 대해 "미국이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어떤 선택이든 재신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늦어도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파병 결론이 재신임(12월 15일) 이후인 내년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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