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개방 문제 놓고 김일성·등소평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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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홍콩=연합】지난 11월 북경을 은밀히 방문했던 김일성은 중국 최고 원로지도자 등소평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개혁·개방문제, 북경 아시안게임(90년9월)에 남북한 단일팀 참가문제 등에 현격한 의견차이를 보여 「충돌」했었다고 7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김일성이 등소평에게 곧 정치일선에서 은퇴하고 아들 김정일에게 통치권을 넘겨주겠으며 다만 자신은 명목상 국가 원수직만을 차지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하고 『김일성은 등소평 등 중국지도자들에게 6·4북경사태 이후 더욱 증가추세에 있는 한국과의 교류확대 등 접근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개혁·개방문제에 있어서 김일성은 급격한 개방·개혁은 사회주의 노선에 해가 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개혁·개방에 비판적이었던데 반해 등소평은 개방·개혁을 역설했고 북경아시안게임에 중국은 남북한이 각각 올림픽정신에 따라 개별 팀으로 참가할 것을 역설한데 반해 김일성은 단일 팀 참가를 주장했다고 포스트 지는 말했다.
김일성과 등소평은 이 같은 의견충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북한 경제지원 등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타결, 돈독한 맹방관계를 유지할 것을 다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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