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나는 노무현 대통령에 계륵같은 존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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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 씨.(자료사진=중앙포토)

2002년 병풍 사건으로 대선 국면에 큰 영향을 미쳤던 김대업씨는 14일 이번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감에 의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자신은 현 정부가 가까이 하기에 부담스럽고 멀리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계륵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한 김 씨는 이번 ‘복권 대상 제외’에 대해 “가족들이나 연로하신 모친이나 무척 실망이 크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자신은 형량을 다 살았기 때문에 사면이 아니라 복권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김 씨는 현 정부의 정치적 부담과 자신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지적했다.

이번 복권 대상에 기대를 건 이유에 대해 김 씨는 “나는 1998년부터 우리나라 병무비리를 위해 혼신을 다해 봉사해왔다”며 “2002년 대선에 누구한테 도움이 됐나 손해가 됐나는 정치적 쟁점으로 복권을 바라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나 같이 병무비리 근절을 위해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일한 사람은 배제하고 정치자금 수십, 수백 억 받은 사람을 사면시켜 준다면 과연 앞으로 정경유착이 근절되겠냐”며 “나는 단돈 10원 하나 받은 것 없이 오직 사회의 비리를 없애기 위해서 일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 씨는 한나라당의 병풍공작 주장과 관련 “만약 이게 공작이라면 힘이 있는 배후가 당연히 사면복권을 시켜줬을 것”이라며 “정치공작이 아니라는 게 증명 됐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또한 그는 “혹시 우리당이나 현 정권에서 나를 사면이나 복권 시켜주면 한나라당이 ‘우리가 얘기했던 것처럼 병풍이 공작이지 않느냐, 배후에 현 정권이 있지 않느냐’고 정치공세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씨는 “당시 한나라당이 진상조사단을 만들어 14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신을 조사했지만 어디에도 공작이라는 물증을 찾지 못했다”며 ‘병풍공작’ 운운은 음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김 씨는 “한나라당이 최근에 병풍공작 청문회나 특검을 한다고 했을 때 응하겠다고 적극 동의 했는데 말뿐”이라며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병풍공작이라는 문구를 자꾸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씨는 “앞으로 대통령 후보, 정치인들, 사회 지도층, 고위공직자의 병역비리와 관련된 부분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대선 후보의 병무비리 폭로는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병역비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김 씨는 “2002년 대선병풍 이후에 2004년에 탤런트, 운동선수 등의 병무비리가 또 발생했다”고 그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최근 군 검찰의 사정기관에 있는 사람이 병무비리 수사 의지가 없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허위보고를 하고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김 씨는 병무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철저한 병무비리 수사를 하려면 지속적인 수사와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데일리서프라이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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