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뮤직과 창작 춤 페스티벌|서울 시향 반주 거부로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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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종문화회관이 무용인과 대중 가수가 함께 무대에 서는 「팝뮤직과 창작 춤 페스티벌」 을 기획했으나 서울 시립 교향 악단 (단장 정재동)이 『대중 가수를 위한 음악 반주는 할 수 없다』고 등을 돌리는 바람에 일반 시민들을 위한 모처럼의 기획 공연이 무산됐다.
서울 시향이 이처럼 「자존심」을 앞세워 반주를 거부하자 무용인들은 『우리가 대중 음악에 맞춰 춤을 추겠다는데 시향이 반주를 할 수 없다니 음악이 무용보다 품격 높은 예술 분야란 뜻이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무용인들은 『이미자·패티김·조영남씨 등 대중 가수들의 노래 반주를 해온 시향이 유독 이문세씨의 노래 반주는 못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참신한 기획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번 공연에 기대가 컸다는 서울 현대 무용단의 박명숙 교수는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시립 교향 악단의 연주 자세가 그토록 편협하다면 장차 선진국 수준의 활기차고 다양한 공연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으며 무용 평론가 박용구씨는 『서울 시향이 예술 활동의 기본 방향이나 미학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데서 빚어진 난센스』라고 말했다.
더구나 세종문화회관의 전속 단체인 서울 시향이 세종문화회관의 기획 공연 참여를 거부한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세종문화회관은 당초 12월9일 청소년 등 젊은층 관객들을 흡수하기 위해 팝뮤직 및 대중가수 이문세씨의 노래에 맞춰 서울 시립 무용단과 최청자 (세종대)·박인자 (숙대)·박명숙 (경희대)·하정애 (부산여대) 교수 등이 이끄는 현대 무용단 및 발레단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흥겨운 창작 춤판을 벌이도록 기획했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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