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송지나 집필 '로즈마리'서 주연 탤런트 김승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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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이터를 켜라''불어라 봄바람' 등으로 충무로에서 "코믹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승우(34)가 정통 멜로물로 TV에 복귀한다.

KBS-2TV가 29일부터 사극 '장희빈' 후속으로 방영하는 미니시리즈 '로즈마리'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아내(유호정 분)를 지켜보며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했음을 자책하는 남편 '최영도' 역을 맡은 것.

MBC '호텔리어' 이후 2년여 만에 TV 나들이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그는 "가을을 맞아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영화 속 이미지 때문에 충무로에선 온통 코믹한 시나리오만 쏟아져 들어오더라고요. 하지만 전 원래 멜로를 좋아해요." 김승우의 말에 전처와 새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혼남 역을 열연한 미니시리즈 '추억', 자매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재벌 2세로 나온 '신데렐라' 등 대표작들과 함께 그가 한때 '멜로의 황제'라 불렸던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그렇다면 돌아온 멜로의 대가가 '로즈마리'에서 보여줄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죽어가는 아내에게 애틋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그런 현실을 도피하고자 띠동갑인 여자(배두나 분)에게 마음이 끌리기도 하는 철딱서니 없는 남편 역이거든요."

극 중에서 게임회사 대표인 영도는 현모양처인 아내에게 더 없이 만족하지만, 삶의 활력소를 찾기 위해 젊고 도발적인 일러스터와 연애를 벌인다. 그런데 정작 아내는 자신이 죽고난 뒤 영도와 아이들을 염려, 남편의 젊은 연인에게 아내와 엄마의 자리를 물려주는 '작업'을 시작한다.

"솔직히 처음엔 통속적인 불륜극으로 비춰질까봐 내키지 않았지만 작가를 믿고 출연하기로 결정했어요."

'모래시계''여명의 눈동자' 등 스케일 큰 전작들로 잘 알려진 작가 송씨는 영도를 아내가 없으면 자장면도 못시켜 먹는 남자, 자신의 일 외엔 도통 관심이 없어 운전도 서툰 남자로 그려내 김승우로 하여금 "어쩌면 이렇게 나랑 똑같지?"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고 한다.

"흔한 삼각구도로 몰고가지 않겠다고 작가가 약속했어요. 세 사람이 보여주는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기대해주십시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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