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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 대지 않고 몸 속 들여다 보는 영상진단 장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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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와 CT.MRI는 현대 영상의학이 자랑하는 3대 무기다. 이들의 도움으로 배를 열지 않고 몸 안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에겐 치료가 중요하지만 의사에겐 진단이 중요하다.

의사가 하는 일의 8할은 진단이다. 진단이 정확하면 치료는 의학 교과서에 이미 기술돼 있다. MRI 개발자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을 계기로 진단의학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초음파와 CT.MRI에 대해 알아본다.

◇초음파=세 가지 검사법 가운데 가장 먼저 도입됐으며 임신부도 받을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다. 초음파를 몸 안에 투사해 조직간 밀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반사체의 크기와 위치를 영상으로 그려낸다.

▶간과 담낭.췌장.콩팥 등 복부 장기▶태아의 건강▶전립선암과 유방암▶경동맥 등 혈관 이상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한다. 보험 적용을 받지 않지만 비교적 장비가 간단해 동네의원에서도 사용한다.

검사 전날 소화가 잘 되는 유동식을 하고 당일 검사가 끝날 때까지 물이나 음식물을 먹어선 안된다. 위산분비가 장내 가스를 만들어 검사를 방해하므로 담배도 금한다. 검사시간은 10~ 20분.

자궁과 난소를 검사할 땐 방광에 소변을 가득 채워야 정밀한 영상을 얻는다. 검사 2~3시간 전부터 배뇨를 중지하고 음료수 5백㏄ 정도를 미리 마신다.

초음파는 복부에 생긴 암을 조기진단하기 위해 가장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검사다. 그러나 정밀도가 떨어지고 의사 숙련도에 따라 판정 결과가 차이나므로 진단방사선과 등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CT=가슴 X선 촬영 때보다 수십배 강력한 방사선을 사용하므로 세 가지 검사법 가운데 가장 인체에 부담을 준다. 초음파보다 정밀한 영상을 얻고, MRI에 비해 환자가 조금 움직여도 촬영이 가능하며, 소음이 적다.

또 인공심장판막 등 금속장비가 몸에 있어도 시술이 가능하다. 세 가지 검사 가운데 유일하게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뇌졸중 발생시 뇌혈관이 터졌는지 막혔는지 구별하는 데 특히 탁월하다. 초음파에서 종양 등 이상소견이 발견되면 CT를 통해 위치.모양.크기를 확인한다. 수술 전 CT검사는 대부분 필수적이다.

검사자의 80%에서 뚜렷한 영상을 얻기 위해 조영제를 투여한다. 조영제는 드물지만 구토 등 부작용이 있으므로 검사 6시간 전부터 금식한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CT검사를 받기전 임신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MRI=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진단기법 중 가장 정밀한 영상을 얻는다. 직경 0.5㎝ 종양까지 찾아낸다.

횡단면만 찍는 CT와 달리 의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자유자재로 단면을 얻는다.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MRI의 장점. 척추디스크처럼 CT와 MRI를 모두 사용해야 할 경우 기왕이면 정밀한 MRI를 받는 것이 좋다. CT를 찍을 경우 수술전 다시 MRI를 찍게 되므로 이중부담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CT와 마찬가지로 종양 등 몸 안에 생긴 이상 구조물을 찾아내는 데 사용된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므로 40만~60만원의 비용이 든다. 금속으로 된 인공심장판막이나 치아 보철물.심장박동기를 가슴에 삽입한 사람은 검사를 받을 수 없다. 갇힌 공간에 있으면 괴로운 폐소공포증 환자도 제외된다.

자기장은 대개 안전하지만 태아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임신 3개월 이전 임신부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 주신 분=영동세브란스병원 정태섭 교수, 서울아산병원 최충곤 교수, 삼성서울병원 임효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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