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규 장기화에 초강경 대처|경기·목원대 휴업계고 왜 내려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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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재단 측과 교수·학생측의 대립 등으로 경기대·목원대가 장기교내분규를 빚고 있다. 경기대는 「1대학 2총장」의 기이한 현상을 보이며 8개월째 정상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목원대 역시 학장직선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수업거부로 진통을 겪고있다. 이 때문에 문교부는 이들 두 대학에 급기야 휴업 또는 휴교 계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진통을 겪는 두 대학의분규시말과 해결전망을 살펴본다.

<경기대>
8개월째 학내분규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기대는 재단 측과 교수·학생측의 대립으로 「1대학 2총장」의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고 학생들의 수업거부로 학사업무가 완전마비상태여서 문교부는 8일 급기야 15일까지 학원을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휴업 또는 휴교 조치하겠다는 계고장을 지난달 25일에 이어 다시 보내기에 이르렀다.
경기대사태의 발단은 지난 4월. 학생들은 ▲교수자녀 입학시험 부정채점 ▲신갈부지 매각비 등 86억원의 교비 유용 ▲문교부 감사결과 나타난 46명 부정 편입학 등 재단비리를 문제삼아 손종국 이사장퇴진과 재단이사진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고 재단 측이 이를 거부하자 학생들은 수업·시험거부, 총장실 점거농성, 손이사장 검찰고발 등으로 맞서면서 혼미가 시작됐다.
재단 측은 8월3일 학내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직선총장인 나민수 총장을 전격 해임했으며 이에 반발한 나전총장은 출근투쟁을 계속하고 있고 학생 6백여명은 2학기 등록금을 나전총장 은행개인구좌에 입금시키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를 치달아 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학내사태는 2일 재단 측이 반재단파인 교수협의회 부회장 이근수 교수 (45·사학과) 등 3명의 교수를 직위 해제한 후 징계위에 회부하자 이에 자극 받은 학생들이 6일 제4, 5, 6강의동 강의실에서 책·걸상 3천여개를 밖으로 끄집어내 수업거부시위를 벌이기에 이르렀다.
교수협의회 직선으로 선출됐던 나전총장도 재단 측의 해임조치에 반발, 8월18일 서울민사지법에 면직처분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으나 재단 측이 8일 돌연 「면직처분취소원」을 제출하는 바람에 나전총장은 소를 자동적으로 취소할 수밖에 없게됐다.
재단 측은 대신 나전총장을 「직위해제」하는 형식을 취해 곧 징계위에 회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희 회장(경영학과) 등 교수협의회 회장단은 8일 정원식 문교부장관을 찾아가 사태해결을 위한 문교부의 재감사를 요청했는데 문교부 측은 『조사반구성을 고려해보겠다』는 답변과 함께 재단·교수간의 대화를 촉구했다.
현재 교수협의회 측은 ▲손이사장 퇴진과 법인이사진 개편 ▲유용된 교비의 학교환원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분규 매듭을 위해 재단과의 대화에는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재단 측은 『나총장해임 및 3명의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는 정당한 조치였으며 교비 등은 학교시설에 투자했다』고 해명하면서 『작금의 분규는 10여명의 극렬교수와 50여명의 과격운동권학생들에 의해 주동되고 있다』며 강경책을 고수하고있어 문제해결 열쇠는 쉽사리 찾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휴교계고 처방을 들고 나온 문교부가 어느 정도 사태해결의 의지를 지녔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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