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빠르게 증가"…주요 변이 중 델타가 18%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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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이중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델타 변이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지난 4월 이후 2개월여 만에 주요 변이 중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18.2%까지 올라 조만간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기세다. 보건당국은 수도권 변이 감염자 감시를 위해 바이러스 분석률을 늘리고 변이 고위험국가인 인도네시아 입국자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해외 유입과 국내 델타형 변이 감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주요 변이 가운데 델타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델타 변이 감염자는 4월 22일 입국자에게서 처음 확인된 이후 계속 증가하면서 주요 변이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4월 7.3%, 5월 12.8%, 6월(26일 기준) 18.2%로 올랐다.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방역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체 확진자와 비교해보면 6월(1~26일) 확진자 1만4119명 가운데 38.5%에서 주요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는데, 이중 델타 변이 검출률은 7.0%로 집계됐다. 최근 환자가 단시간에 빠르게 늘면서 관련 감염자만 301명(4일 기준, 누적)에 달하는 서울 마포 주점·경기 어학원 집단감염에서도 델타 변이가 검출됐다.

주요 변이 가운데 영국발 알파 변이가 아직은 압도적으로 많지만, 델타 변이 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이 같은 추세로면 국내서도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도 이런 추이를 고려해 변이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1일 격리면제 적용 제외국가에 인도, 인도네시아 등 8개국을 추가해 변이 유행국가를 21개국으로 늘렸다. 이어 델타 변이 고위험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는 입국자 관리를 추가로 강화하기로 했다.

4일 대전의 한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손영래 반장은 “감염자의 입국이 많은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는 4일부터 항공기 탑승 전부터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탑승 자체를 제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려면 출발일을 기준으로 3일(72시간) 이내에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확인서를 소지하지 않았다면 내국인까지도 탑승을 제한한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렇게 하는 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입국한 이들 가운데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인도네시아에서 국내로 들어온 입국자는 5258명인데 이 가운데 382명(내국인 195명, 외국인 187명)이 감염돼 있었던 것으로 입국 과정에서 확인됐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선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어 확진자가 늘면 델타 변이 유입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앞서 현지 보건당국이 코로나 환자 샘플 2242건을 유전자 분석했더니 160건(7.14%)에서 델타 변이로 확인된 바 있다.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 분석도 늘릴 방침이다. 손영래 반장은 “현재 15% 정도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분석을 전국적으로 20%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수도권은 25%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접촉자 범위도 더 넓게 잡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해 자가격리된 사람의 경우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손영래 반장은 “델타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점점 확산하고 있고, 많은 국가에서 우세종으로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발표한 조치 외에도 계속 격리면제에서 제외되는 국가의 대상을 늘린다든지 PCR 음성확인서들의 확인 절차들을 강화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상황에 맞게끔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