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나란히 누운 노부부···59주년 앞두고 美 붕괴 현장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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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의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에서 노부부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숨진 채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오른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SNS캡처=연합뉴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오른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SNS캡처=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 CBS 마이애미 등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지난 24~25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 지역의 '챔플레인 타워' 붕괴 현장에서 안토니오 로자노(82)와 아내 글래디스(80)의 시신을 수습했다.

노부부의 아들 세르히오는 "부모님이 발견 당시 함께 누워있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면서 "다음 달에 부모님 결혼 59주년을 축하하는 모임 대신 장례식을 준비하게 됐다"고 슬퍼했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가족사진 [SNS캡처=연합뉴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가족사진 [SNS캡처=연합뉴스]

12살 쿠바에서 만난 이들 부부는 마이애미로 옮긴 후인 1960년 초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다.

이들은 최근까지 이 아파트 9층에 거주했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왼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SNS캡처=연합뉴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왼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SNS캡처=연합뉴스]

세르히오는 생전 두 사람이 "서로 먼저 죽으면 어떡하냐며 걱정 섞인 농담을 주고받았다"면서 "아버지는 '계란프라이도 못 만든다. 당신이 죽으면 나도 죽을 것'이라 말했고, 어머니는 각종 요금을 내는 법을 모른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세르히오는 "당시 부모님께 '제가 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국 두 분이 함께 돌아가셨다"며 애통해했다.

그는 가족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함께였다는 사실에 작게나마 위로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1명이며,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약 150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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