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민, 떼버릴 수 없는 꼬리표 '아나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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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출신 배우 겸 MC 임성민(37)이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모바일 화보를 찍었다.

임성민은 "나는 현재 아나운서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임성민의 화보는 'SBS 김주희 아나운서 미스유니버스 비키니'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임성민은 1994년 공채 아나운서로 KBS에 입사한 후 뉴스와 교양, 예능 프로그램을 오가며 KBS의 간판 아나운서로 자리잡았다. 97년에는 한국방송대상 MC 부문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임성민의 동료 아나운서들은 "당시 임성민은 '끼'가 출중해 보수적인 아나운서실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느낌이 없잖았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임성민은 자신의 원래 목표였다는 연기자의 길을 걷기 위해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그러나 프리랜서 임성민은 예상 만큼 도약하지는 못했다.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등에 출연했지만 연기자로 뿌리 내리지 못했다. 불의의 납치사고를 당하면서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변신을 꾀하는 임성민에게는 득보다 실이었다. 최근 출연한 영화 '투사부일체'에서도 뉴스 아나운서 역을 맡았다. 임성민은 여전히 아나운서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임성민은 파격적인 반라 화보 촬영에 응한 이유에 대해 "고민했지만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려면 아나운서 이미지를 벗어야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중견 아나운서는 "임성민의 선택과 별도로 화보업자가 임성민을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짚는다. "임성민이 아나운서 출신이 아니었다면 화보모델 제의를 받을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김주희 비키니'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인 상황에서 '임성민 화보'가 공개됐다는 시의성 자체가 업계의 노림수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계산이 맞아 떨어지자 업자는 한 술 더 뜨고 있다. "다음 주에는 임성민의 란제리 화보를 공개하겠다"며 예고까지 했다.

과거 임성민은 후원 행사에 참석, "꿈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었다. 연예활동도 자제하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절이었다.

연기자의 길을 정진하는 임성민의 노력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연기자로 인정받는 수단으로 세미누드 화보를 택했다는 설명을 쉽게 납득하는 이는 드물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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