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운동을…「야간레포츠」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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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생활여유에 따른 레저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샐러리맨들이 퇴근 후 야간시간을 이용, 레포츠를 즐기려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등 새로운 야간레포츠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바쁜 일과로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샐러리맨들이 퇴근 후 사교 및 건강레포츠를 즐기려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야간까지 운영되고 있는 볼링장·인도어골프장 등과는 달리 테니스·수영장 등은 야간시설 설비에 따른 경비와 인건비 등의 문제로 시설이 수요를 충분히 따르지 못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샐러리맨들이나 주부·중년층에 가장 인기를 끌고있는 레저스포츠는 볼링·인도어골프·테니스·수영 등 4개종목이다.
이 가운데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 이미 야간레저로 정착한 것이 볼링과 인도어골프.
현재 서울 시내 볼링장수는 65군데로 오전10시부터 새벽2시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동호인수만 무려 1백만명에 달한다. 일부 볼링장에는 동호인이 넘쳐 이른 새벽까지 불법영업이 이루어지기도 하나 발 디딜 틈 없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특히 주부·젊은 연인들·친구들이 집중 모여들고 있는 볼링장은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볼링을 즐길 수 없을 정도.
이와 함께 대중골프의 붐을 타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레저스포츠가 야간 실내골프.
서울강남을 중심으로 몰려있는 실내골프장은 이 같은 수요폭발에 힘입어 최근 골프장수가 1백17개로 늘어나 「야간레포츠」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고있다.
주로 밤10시까지 운영되고 있는 실내골프장에는 20대의 젊은 층을 비롯, 샐러리맨·사업가·주부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이 같은 야간레포츠의 붐은 주말과 휴일 가족나들이로 건강을 다지기가 힘든 샐러리맨의 경우는 아침시간을 쉽게 낼 수 없어 자연히 저녁시간을 이용하려는 추세에 편승해 나타난 현상으로 음주대신 야간레포츠를 즐기면서 사교도 이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지난 1일 저녁 반포그린테니스코트에서 남편과 함께 테니스를 즐기던 주부 최인양씨(36·서울공항동)는 『정신 없이 일에 쫓기는 남편의 사정 때문에 야간시간을 이용, 운동을 하게됐다』 면서 『그동안 끊겼던 남편과의 대화도 이루어지고 건강도 다질 수 있어 계속 야간테니스를 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니스장은 볼링장이나 실내골프장과는 달리 라이터시설이 된 테니스장이 태부족한 실정.
현재 주간에 운영되고 있는 테니스장은 1백80여군데이나 라이터시설을 갖춘 테니스장은 서울에만 10여군데에 불과한 실정이다.
올 초부터 야간운동에 눈을 돌렸다는 이병태씨(52·럭키금성기조실부장)는 『평일 하루쯤 술을 마시는 대신 직장동료들과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며 『직장인의 인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부장은 『그러나 테니스장 등의 야간화시설이 부족, 직장동료들이 불편하다고 말해 야간시설의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간레저종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수영장도 테니스와 사정은 마찬가지.
서울시내 70여개 실내수영장의 경우 퇴근 후 여가를 즐기려는 샐러리맨들을 위해 밤10시까지 운영되는 수영장은 10개 안팎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서울 곳곳에서 야간수영을 즐기려는 동호인들의 기대에는 아직도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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