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보다 `웰빙` 선호 뚜렷

중앙일보

입력

유명 관광지를 찾는 발길이 급감한 반면 자연휴양림이나 온천 등 이른 바 '웰빙'을 위한 공간을 찾는 발길은 갈수록 늘고 있다.

경북 안동에 있는 계명산 자연휴양림은 여름 휴가철을 맞은 요즘 자연을 만끽하려는 수 백 명의 사람들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40여 개의 방은 일찌감치 예약이 끝나 이달 말까지는 만원이다.

이 곳 뿐만 아니라 산이 깊은 경북 북부지역 곳곳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은 요즘 더위를 피해 숲을 찾아 온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무더운 여름철에 잠깐 누리는 '반짝 인기'가 아니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6개월 동안 안동 계명산 자연휴양림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8천86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천890여 명보다 1천 명 가량 늘었다.

인근 영주 소백산에 있는 옥녀봉 자연휴양림 또한 올 1~6월에 모두 4천116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천90명보다 1천 명 이상 늘었다.

이 밖에도 풍기 온천에는 올 1~6월에 모두 22만 3천여 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만 6천여 명보다 무려 4만 7천여 명이나 늘어나는 등 숲이나 뜨거운 샘을 찾아 몸을 가꾸는 '웰빙족'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들 자연휴양림이나 온천 근처에 있는 유명 관광지를 찾는 발길은 급속히줄고 있다.

같은 기간(올 1~6월) 안동 하회마을은 38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만 명 넘게 줄어든 것을 비롯해 영주 부석사도 13만 6천여 명으로 작년보다 1만 명 이상 줄었으며 소수서원은 18만 명에 그쳐 작년보다 무려 7만 명 가까이나 줄었다.

옥녀봉 자연휴양림과 풍기 온천 바로 옆에 있는 소백산 국립공원 또한 9만여 명에 그쳐 작년보다 1만 2천 명 이상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불고 있는 '웰빙' 열풍에 따른 불가피한 것으로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관련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요즘 사람들은 유명 관광지보다 편히 숨 쉬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곳을 먼저 찾는 것 같다"면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지금의 삶이그만큼 고단하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동.영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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