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 새로운 체중증가요인 부상

중앙일보

입력

식사습관도 고치고 운동시간도 늘렸는데도 체중이 빠지지 않는다면 수면부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수면부족이 체중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줄을 이으면서 과체중과 비만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미국의 헬스데이 뉴스가 9일 보도했다.

수면부족은 호르몬 분비의 변화를 일으켜 배고픔과 식욕을 촉진한다는 증거가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점점 드러나고 있다.

미국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 수면의학과장이자 센타라 노포크 종합병원 수면장애치료실장인 캐티스비 웨어 박사는 최근 완료된 1천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분석 결과 잠을 덜 자는 사람이 체중이 훨씬 더 나간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웨어 박사는 현재 1천여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조사분석은 아직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초기 결과는 수면부족이 복부비만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웨어 박사는 수면부족이 어떻게 체중증가를 가져오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수면부족이 호르몬 분비에 변화를 가져오고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다시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카고 대학 의과대학의 이브 밴 코터 박사는 최근 20대 남자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을 통해 이와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코터 박사는 이들에게 이틀밤 내리 잠을 4시간만 자도록 하고 이들에게 달라진 것을 조사한 결과 배고픔이 평균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호르몬 검사를 실시한 결과 포만감을 뇌에 전달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평균 18% 줄고 대신 배고픔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28%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수면장애센터실장인 필리스 지 박사는 수면시간을 제한하면 호르몬 분비와 대사가 당뇨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과 비슷한 상태로 바뀌기 시작해 자동적으로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변화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2005년 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미국인의 70% 이상이 수면시간이 8시간 이하이고 이 중 40%는 7시간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조사에서는 18-54세의 평균수면시간이 주중에는 6.7시간, 주말에는 7시간으로 나타났다. 55-84세는 13%가 주중 6시간이하, 11%가 주말 6시간이하였다.

미국인들의 이러한 수면부족 상태로 볼 때 체중과의 전쟁은 침대에서 치러야 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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