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 고교 전부가 위생점검 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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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단 급식사고가 발생한 서울지역의 모든 고교가 서울시 교육청의 지난해 하반기 위생안전 점검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 집단 급식사고 학교 모두 위생상태 '우수'(?) = 23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중 서울시내 인문ㆍ실업계 고교, 특수학교 등 283곳을 대상으로 급식 위생안전에 대한 점검을 벌였는 데 집단 급식사고가 발생한 고교 8곳이 85점에서 92.8점의 높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복통과 설사 증세를 호소한 환자 302명이 발생한 숭의여고의 경우 92.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서울세종고(90.6점), 서문여고(89.6점), 중앙여고(87.2점), 염광고(85.4점), 염광정보교육고(85.4점), 경복여고(85점), 경복여정산고(85점) 등 집단 급식사고가 일어난 고교들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교육청은 100점 만점인 위생점검 평점이 90점이상일 경우에는 식재오염 및 세균증식이 근본적으로 차단된 것으로 80점이상에 대해서는 식중독 발생 요인이 제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교육청의 위생안전점검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관리 책임에 대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 서울 시내 고교 15% 식중독 가능성 = 서울시내 고교중 14.8%의 학교가 급식을 하는 과정에서 식중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점검 평점이 80점 이상인 학교는 85.2%인 241곳으로 집계됐다.

90점 이상인 학교는 37.1%인 105개교였고 80∼89점은 48.1%인 136개교였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학교는 둔촌고(97.4점)였고 불암고와 이화여고, 양정고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80점 미만을 받은 14.8%의 학교의 경우에는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위생점검 평점 60점 미만은 세균증식 및 오염에 대한 예방조치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이에 해당하는 학교가 2곳이나 됐다.

특히 시 교육청의 위생점검이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작년 가을에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여름철 학교에서의 식중독 발생 확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서울지역 학교에서 급식사고와 관련, 발생한 식중독 환자는 423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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