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정화기가 오히려 오염원 된다

중앙일보

입력

실내 먼지와 꽃가루, 미립자 등을 제거하기 위한 이온 공기정화기가 오히려 인체에 유해한 스모그를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과학전문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LiveScience.com)이 10일 보도했다.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 화학과 세르게이 니즈코로도프 교수팀이 '공기.쓰레기 관리협회(Air & Waste Management Association)'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온 공기정화기는 공기 중 먼지를 전극봉으로 끌어들여 없애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오존을 발생시킨다.

작고 밀폐된 공간에서 이 오존은 다시 기존 오존과 결합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 응축물을 형성한다.

대기 중 오존은 지구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스모그'로 불리는 실내 오존은 사람의 폐에 해를 주고 숨가쁨과 인후염을 야기하며 천식을 악화할 수 있다.

니즈코로도프 교수팀이 공기정화기를 설치한 다수의 가정과 사무실, 차량 등을 상대로 시험한 결과 대부분에서 실내 먼지 농도가 캘리포니아의 허용 기준치인 90ppb를 넘어섰으며, 일부에서는 2단계 스모그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350ppb까지 치솟았다. 캘리포니아에서 2단계 스모그 경보가 발령된 것은 198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없다.

캘리포니아 의회는 이에 따라 공기정화기의 오염물질 배출 저감법 제정을 검토 중이며, 연방정부와 주 환경청(EPA)은 공기정화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주민들에 촉구하고 있다.

니즈코로도프 교수는 "실내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건강 허용 기준을 넘는 오존에 노출되기 쉽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