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많이 하면 비만·기미…

중앙일보

입력

늘 1.2등을 다투던 초등 5학년 박 모(서울 양천구 목동)군. 그는 그러나 최근 본 시험에서 갑자기 6등으로 떨어졌다. 그의 어머니는 경악했다. 절망했다. 이 돈 저 돈 다 쥐어짜내 이 학원 저 학원을 보내고 있어 성적이 떨어지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속독 학원까지 보내고 있는 터였다. 몸이 허약해 그런가 하고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왔다.

상담해 보니 컴퓨터가 문제였다. 박 군은 전날 밤 시험공부를 마쳐 자신이 있었다. 아침 등교하기 전 컴퓨터를 켜고 신나게 게임을 즐기다 학교로 달려가 곧바로 시험을 봤다. 시험 보기 30분 전 컴퓨터 게임을 한 것이다. 자극적인 영상은 뇌를 흥분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박 군 모자는 몰랐던 것이다. 시험보기 전 30분~1시간 이내에 컴퓨터를 사용하면 능률이 저하될 수도 있다고 필자는 설명해줬다.

요즘 점심시간에 한의원을 찾는 직장인들이 많다. 하나같이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차며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컴퓨터로 일을 너무 오래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 현상이다.

컴퓨터가 생활인 시대에 살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는 물론 숙제도 컴퓨터로 한다. 20~30대 직장인들은 거의 하루 내내 컴퓨터 앞에서 보낸다.

하지만 지나친 컴퓨터 사용이 건강은 물론 공부에도 해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컴퓨터를 장시간 하게 되면 이해력이 감퇴 되어 사고력이 필요한 독서 습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공부란 무한히 되풀이 하고 쌓아서 그 속에서 지식을 얻는 과정이다. 컴퓨터나 TV의 자극적인 영상화면을 통해 정보를 얻을 경우 이런 과정이 생략된다. 영상으로 얻은 많은 정보를 미처 삭혀서 자기 것으로 만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뿐만 아니다. 가상공간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인격체험을 할 수 있으므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와 같은 변신의 우려가 높고 다중인격 보유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면 우선 두뇌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동의보감은 머리는 천곡이며 신을 간직한 곳이므로 항상 맑고 깨끗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과 귀가 양기를 받아야 한다고 했으나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눈이 피곤하면 온몸의 피로로 이어진다. 눈이란 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인 곳이며 눈병은 모두가 화로 인해서 생긴다. 눈은 혈의 자양을 받아야 잘 볼 수 가 있게 되는데 지나치게 오래 눈으로 보면 혈을 상하게 된다.

장시간 바르지 못한 자세로 컴퓨터에 매달리면 목이나 어깨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등살이 바르기도 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팔다리도 쓰지 않아서 전신의 기혈이 유통되지 않는다. 기혈이 응체됐을 때 얼굴에 기미가 생기고 피로하고 몸이 무겁고 골절이 아프며 비만이나 고혈압.당뇨병.요통.신경통.위장병 등 여러 가지 병이 생기고 정신이 불안정할 때 잘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신경쇠약.불면 등 여러 가지 병이 생기게 된다.

컴퓨터 앞에서 오래 일하거나 공부를 하는 이들이 소화가 잘 안되고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잘 차며 머리가 아프다 호소하게 되는데 이는 수족을 움직이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디지털 시대, 건강을 위해서는 집신법을 행하면 좋다. 양생서에 아침저녁으로 치아를 부딪쳐서 콩팥의 기운을 모으라고 했다. 고치법을 행하면 정신을 안정시켜서 고요하게 하고 육체는 기혈이 유통되게 해준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의 경우 아침을 거르거나 우유나 빵 한 조각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두뇌에는 좋지 않은 식습관이다. 씹는 동작을 행하게 되면 저절로 집신이 되므로 두뇌가 활성화되어 사고력과 집중력이 좋아 진다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과다하게 받으면 자꾸 먹게 되는데 이는 씹어 이가 부딪히게 하여 정신을 안정시키기 위한 발현상이다.

또 도인법을 행하여 전신의 기혈을 유통시켜 주면 좋자. 머리와 몸은 서로 상반된 모순을 가지고 있다. 육체가 동하면 정신은 안정되고 정신이 안정되면 육체는 율동을 일으켜 전신의 기혈을 유지시킨다. 도인법이나 태극권 요가 등은 타 운동과는 달라 신체일부의 근육의 발달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기혈을 전신에 유통시켜주고 음양을 조절하며 심장의 화를 단전에 하강시켜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질병을 예방한다.

또 충분한 수면을 취하여 뇌를 쉬게 해야 한다. 수면은 두뇌에 꼭 필요한 것으로 성인의 경우 적어도 6~8시간 성장기에 있는 초등학생의 경우는 10~12시간은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잠이 늘 부족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는 시간이 아니라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 꿈이 많거나 꿈자리가 사나워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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