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척수마비환자 치료 가능성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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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신경인 척수를 다쳐 마비 상태로 지내온 환자들에게 자가 골수줄기세포를 이식한 결과 일부 환자들에게서 부분적으로 신경이 재생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인하대의대 신경재생사업단(단장 박형천)과 신경외과 윤승환 교수팀은 지난해 6월부터 6명의 척수손상 환자들에게 환자 자신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줄기세포 성장인자를 주입하는 치료를 함께 한 결과 일부 환자에게서 신경이 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임상에 참여한 6명의 척수마비환자는 모두 30~40대 남성으로 수술 당시 5명은 경추(목척추뼈) 손상으로 팔ㆍ다리가 마비된 상태였으며 나머지 1명은 흉추(가슴척추뼈)가 손상돼 허리 아랫부분만 마비증상이 있었다.

의료진에 따르면 현재까지 척수손상 때문에 사지마비나 하반신마비 증상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대해서는 손상 초기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을 사용해왔지만 만족할 만한 치료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재활치료 외에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던 이 환자들로부터 골수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다시 환자의 손상받은 척수에 주입하고 수술 후에 주기적으로 줄기세포 성장인자를 투약했다고 설명했다.

윤승환 교수는 "수술을 받은 6명 모두 척수를 다친 지 1~2주 내에 골수줄기세포가 주입됐다"면서 "1명의 환자는 상태가 전혀 호전되지 않았고 또 다른 1명은 일부 감각력이 돌아왔으며 나머지 4명은 운동력이 약간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력 향상은 다리를 전혀 못쓰던 환자가 무릎을 굽히거나 손목을 움직일 수 없었던 환자가 산모을 움직이는 정도"라며 "목척추뼈 손상환자의 경우 하지부분의 운동력은 좋아지지 않고 손목 부위에서만 호전세가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환자 6명 외에도 8명의 척수마미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주입했지만 부상한 지 2주를 넘긴 환자들이어서 치료효과가 전혀 없었다"면서 "이번 성과를 마비증상의 일부 개선 정도로 봐야지 줄기세포 때문에 증상이 완전히 치료된 것처럼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스위스 로잔(Lausanne)에서 열린 세계 조직공학학회에 발표돼 최우수 포스터로 선정됐으며 같은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신경외과학회에서도 척수손상 분야 우수연구논문상을 받았다.

의료진은 또 오는 9~12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미국척추외과학회에서도 우수논문으로 채택됨에 따라 학회 기간에 기념강연을 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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