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촛불, 폐건강 위협

중앙일보

입력

촛불과 향이 타는 교회의 실내 공기가 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과학자들은 유럽호흡기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교회 안에서 타고 있는 촛불과 향에서 위험한 수준의 발암성 입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테오 드 콕은 "하루 동안 촛불을 태울 경우 대기 중 미세먼지의 농도가 붐비는 도로보다 20배나 더 높았다"고 밝히며 "대기오염의 정도가 너무 심각해 이를 공개적으로 보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말했다.

연구진이 마스트리히트 성당에서 미사 때와 같은 상황을 연출한 후 실내 공기의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10PM(10 미크론 미만 크기의 오염물질) 미세먼지의 농도가 유럽연합 기준치의 20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촛불과 향이 타는 성당 실내에서 건강에 해로운 몇 가지 종류의 활성산소와 발암성분인 PHA(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가 고농도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드 콕은 "가끔 교회에 예배 보러 가는 사람은 별 문제가 아니지만, 교회에서 일하는 성직자와 성가대는 걱정스러운 이같은 오염공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교회에서는 전기 촛불을 사용하거나 환기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영국흉부학회의 리처드 러셀은 "실내든 실외든 미세먼지 오염은 폐건강을 위협할 수 있고, 폐기종과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이어 성직자들이 정말 폐질환에 더 많이 걸리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추가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

(암스테르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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