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인식수준 낮아

중앙일보

입력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대한 국민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OPD는 흡연, 대기오염 등으로 폐 기능이 떨어져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계단 오르기, 요리하기 같은 간단한 일상생활도 할 수 없게 되며 찬바람 이 호흡기를 자극하면 기도폐쇄 등의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최근 서울, 부산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병원서 COPD로 진단받은 환자 120명'과 'COPD와 증상이 유사하면서 치료받지 않은 일반인 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나 일반인 모두 COPD 증상에 대한 치료에 소홀했다고 16일 밝혔다.

COPD로 진단된 환자의 경우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서 진단 받기까지 기간을 조사한 결과 증상이 나타난 지 평균 1년 10개월 만에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COPD'라는 질환명을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는 전체의 14%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천식(23%)이나 기관지염(15%) 등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COPD 증상이 있는 일반인들의 경우 4명 중 1명 꼴로 호흡이 가빠 계단도 오르기 힘들 정도의 중증이었지만 전체의 8%만이 병원을 찾은 적이 있었을 뿐 나머지는 병원을 한 번도 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재환자의 55%는 어떤 치료나 처방조차 받지 않고 있었으며 31%는 호흡곤란(44%), 기침(50%), 잦은 감기(22%) 등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약국, 한약, 민간요법에 의존하고 있었다.

한양대의대 호흡기내과 박성수 교수는 "COPD를 방치하면 호흡기 뿐만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 속의 단순한 동작도 할 수 없게 된다"면서 "국내 COPD환자의 82.5%는 초기에 해당되는 만큼 하루 빨리 담배를 끊고 치료를 받으면 폐기능 감소 속도를 늦춰 COPD로 인한 호흡곤란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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