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백혈병 위험 감소시켜

중앙일보

입력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는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매릴린 콴 박사는 보건전문지 '공중보건 보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6개월이상 모유를 먹은 아이는 가장 흔한 소아백혈병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에 걸릴 위험이 24%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수유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도 ALL 위험은 12%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콴 박사는 밝혔다.

모유를 먹은 아이는 또 다른 형태의 백혈병으로 전체 백혈병의 약16%를 차지하고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위험도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콴 박사는 15세미만의 ALL과 AML 환자 총 8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총 14건의 연구보고서를 메타(종합)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모유 수유는 여러 가지 건강상 혜택을 주지만 그 중에서 일반적인 감염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 백혈병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콴 박사는 밝혔다.

출생 초기의 감염에 대한 면역체계의 비정상 반응이 ALL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유전자 이상으로 ALL이 나타날 소지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감염에 대한 면역체계의 비정상 반응이 ALL을 촉발시키는 "2차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콴 박사는 말했다.

모유 수유는 면역체계를 발달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는 만큼 면역체계의 이러한 비정상 반응을 차단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콴 박사의 설명이다.

콴 박사는 모유 수유가 AML 위험도 줄여준다는 것은 생물학적 이유로 예상하지 않았던 결과라고 말하고 모유와 AML사이의 관계에는 ALL과는 다른 면역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콴 박사는 그러나 모유를 먹일 형편이 못된다고 해서 아이를 백혈병에 걸리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이 연구결과는 모유 수유가 주는 여러 가지 건강상 혜택 리스트에 하나가 더 추가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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