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보다 사포닌 많은 "홍삼 새송이"

중앙일보

입력

경남 양산에서 버섯재배농민이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의 함량이 인삼보다 많이 함유된 새송이를 개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양산시에 따르면 지역내 동면 내송리에서 버섯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망절일랑(網切一郞.63)씨가 최근 1g을 기준으로 사포닌 함량이 수삼 9㎎보다 3.2㎎이나 많은 12.2㎎이 함유된 '홍삼 새송이'를 개발, 최근 특허출원을 마쳤다.

이 버섯은 망절씨가 자신의 농장에서 15㎞정도 떨어진 돼지농장에서 홍삼 농축액을 추출한뒤 생기는 부산물인 '홍삼박'을 혼합한 사료를 돼지에게 먹여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 착안, 2년여의 연구끝에 빛을 보게 됐다.

30여년간 버섯재배에만 몰두해 온 망절씨는 2000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새농민상 본상과 대통령상을 받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유명한 '버섯박사'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홍삼 새송이버섯 재배가 쉽지만은 않았다.

흔히 항암제로 사용되는 사포닌성분은 균을 죽이는 항균기능이 있기 때문에 균덩어리인 버섯에 사포닌을 배양한다는 것이 풀기 어려운 숙제였다.

망절씨는 오랜 버섯재배에서 터득한 경험과 연구를 거듭한 끝에 홍삼박과 버섯균, 그리고 이 균들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게르마늄을 적절히 혼합해 새송이를 배양, 홍삼성분을 함유한 고품질의 기능성 버섯을 탄생시켰다.

현재 특허출원만 한 상태지만 버섯 판매상과 유명 백화점 납품업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새송이 가격의 갑절정도를 준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치열한 물량확보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절씨는 "연구과정에서 허리디스크까지 생겼지만 포기하지 않고 홍삼 새송이를 개발해 기쁘다"며 "이 버섯이 한동안 저조했던 소득을 증대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래 일본인이었으나 '그냥 한국이 좋아서'라는 이유로 지난 68년 우리나라에 귀화한 망절씨는 "농업도 변화하는 시대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부지런히 버섯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농민버섯박사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양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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