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눈] 담배는 어른 보고 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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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입은 채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보면 어른들은 불량하다고 여기겠지만 그렇지 않다. 상당수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흡연 경험이 있고, 지속적으로 흡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청소년은 어른을 보며 자란다. 흡연을 포함해 어른들이 달갑지 않게 여기는 과소비.성문제.약물남용 등 청소년의 문제점 또한 어른의 세계를 본뜬 것이다.

과거에 비해 청소년들은 신체적으로도 빠르게 자라는 데다 인터넷이라는 무차별적인 매체의 영향으로 이제 어른만의 문화는 사라졌다. 담배라고 예외일 수 없다. 어른의 흡연이 죄가 아니듯 학생들도 곧 성인이 될 텐데 좀 일찍 피운들 큰 탈이 있겠느냐는 생각에서다.

학생 흡연을 막기 위해 '건강을 해친다''두뇌 발달에 좋지 않다' 등 어른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별로 설득적이지 못하다. 정상적인 어른도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 매스컴을 통해 자주 볼 수 있는 스타의 멋진 흡연 모습도 한몫한다.

어른들이 하면 아이들도 곧 따라 한다. 그나마 어른들은 살아온 경험에 절제라도 할 수 있겠지만 어린 학생들은 돈만 있으면 담배를 살 수 있을 만큼 무방비 상태다. 청소년의 흡연을 막으려면 더 설득적인 메시지가 필요하다. 또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담배를 멀리하게 하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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