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는 극성스런 식이요법보다 자연식이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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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당뇨는 음식만 잘 조절하여 먹으면 좋아질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사람들은 당뇨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말미암아 일단 당뇨병이라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지면 평생 보리밥에 된장국만 먹고살면서 마치 수도승처럼 살아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병마다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목록이 너무 불필요하게 많은데 특히 당뇨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하지만 당뇨환자에게 있어서의 식이요법은 무엇무엇을 먹지 말라고 계명을 주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환자가 어떻게 하면 적당한 양의 음식과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식이요법이란 까다롭고 복잡한 것이 아니다. 식이요법이란 칼로리와 영양분을 계산한 식품영양학적 의미가 있을 뿐이다. 즉 환자를 위해서 칼로리를 계산하고 영양가를 따지고 계량기를 이용해 중량을 재서 특별한 음식을 만들 필요가 없다.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중심으로 식단을 짜고 영양분의 균형을 이루게 하면 된다. 다만 가족의 식단이 계절에 따라 변화하고 다양해야 하며, 하얀 쌀밥보다는 잡곡이 듬뿍 들어있는 것이 좋다.

오곡밥에 된장국, 제철 채소로 간단히 반찬을 만들고 생수를 많이 마시기만 해도 충분하므로 특별히 식이요법이다 뭐다 해서 부산을 떨지 않아도 된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올바른 식이요법이라 할 수 있지 칼로리를 따져 환자에게 배고픔을 강요하는 식이요법은 올바르지 못하다. 또한 식이요법은 오래 지속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식이요법에 대한 신경과민은 음식을 중노동 시키는(?) 것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 사람처럼 음식을 중노동 시키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생산되는 콩은 단순한 고단백질의 밭에서 나는 고기여서만 되는 게 아니라 되든 안되든 식초에 담가놨다가 먹으면 당뇨병에 효과가 있어야 한다. 한때는 날콩이 당뇨에 좋다고 하여 소화도 잘 되지 않는 날콩을 장기간 복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콩은 불포화지방이 많아 좋은 식품이기는 하지만 당뇨병 치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날콩을 장기간 복용하면 소화장애를 일으켜 대사과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누에도 한가롭게 뽕잎만 뜯어먹고 후에 질 좋은 실만 뽑아낸다고 임무완수 하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학회에서 단 한번도 논의가 없었더라도 누에는 몸바쳐 당뇨병 환자를 고쳐야 한다.

또한 몸에 좋다고 하면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먹으려는 경향이 있어 식품으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음식은 무엇보다 균형 있는 섭취가 중요하다. 치료효과가 입증된 식품이라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반면 해롭다고 여겨 먹지 않는다면 영양결핍 등을 초래해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냥 평범하게 먹고사는 것, 이것이 바로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이다.

자연식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자연식이라고 하면 복잡하고 극성스러운 식생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알고 보면 보통 식사법보다 더 간단한 것이 자연식이다.

자연식은 인공첨가물이 든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하고, 가능한 식품에 담겨있는 자연 그대로의 기운을 섭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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