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1호로 AZ 맞은 김연수 원장 "일상 첫걸음, 불안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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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렀어요? 하나도 안 아픈데, 왜 이렇게 안 아프게 찌르지….”

4일부터 대형병원 접종 돌입

4일 오전 9시경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지하 1층의 임상강의실에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이 병원 1호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뒤 한 말이다. 이날 서울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의료진을 대상으로 AZ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내 강의실에서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이날 총 50여명의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백신을 맞고 있다. 공동취재단

서울대병원은 어린이병원 지하 1층 임상강의실 2곳을 예방접종 장소로 꾸려 이날 오전 김연수 원장을 비롯해 정승용 진료부원장, 김한석 어린이병원장 등 병원 간부진 50명의 접종을 진행했다. 당초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의 약 35만4000명 의료진의 접종은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백신이 생각보다 빨리 들어오면서 일정이 당겨졌다.

김연수 원장은 통상 절차대로 체온 체크를 하고, 예진표를 작성한 뒤 예진을 거쳐 백신을 맞았다. 접종 뒤 김연수 원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통증이 없고 찔렀는지도 몰랐을 정도”라며 “긴장해서 그런지 지금 느끼는 증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접종한 정승용 부원장도 “전혀 증상이 없다”며 “이후 맞는 직원들이 안전하게 맞았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접종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백신 자체접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단

김 원장은 서울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중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하게 된 대해서도 “백신이 여러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되고 있는데, 서울대병원에서 우선 접종하게 된 건 상급종합병원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기회를 준 거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3일) AZ 백신을 맞은 후 사망자가 나온 것과 관련,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연수 원장은 “근거 없는 불신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며 “(먼저 접종하는 게) 우리 직원들한테 불안을 해소하는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백신으로 인한 이상 반응은) 드물다”며 “백신이 가진 장점이 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이다.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직원이 8900명 정도로 임산부를 제외하면 거의 전 직원이 접종에 동의해 이날부터 14일까지 약 8300명이 순차적으로 접종하게 될 거라고도 설명했다.

김 원장은 “임신 중이거나 임신 계획이 있는 직원들을 빼면 (동의율이) 95% 이상일 것”이라며 “3월이 되면 새로운 의료진이 오는데 이들한테도 의향서를 받았는데 대부분 접종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 의료진 340명가량은 아직 접종 대상이 아니고,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이 입고되면 맞게 된다.

김 원장은 “국민이 백신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면 좋을 것 같다”며 “특정 제품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재차 말했다. 김 원장은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 있는 서울대병원 사례를 거론, “직원이 150명 정도 있는데, 정책상 모두 중국 시노팜 백신을 접종했다. 두 차례 접종이 끝났고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며 “자체 항체 검사에서 높은 양성률을 보였다. 모든 백신이 근거가 있는 제품이니, 믿고 맞아달라”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