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간염 B·C형 감염 혈액 10년간 공급

중앙일보

입력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10년간 직원 실수 등으로 2000여건의 혈액을 잘못 판정했다고 조선일보가 22일 보도했다.

심지어 B형.C형 간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일부 혈액이 음성으로 판정받아 병원 등에 공급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적십자사 직원 등의 부주의나 실수로 간염에 감염된 혈액이 수혈용이나 의약품 제제용으로 공급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적십자사 직원들의 대량 징계는 물론 감독관청인 복지부의 책임문제, 간염 감염 혈액을 수혈받은 이들에 대한 조사와 보상을 둘러싼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복지부는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94년부터 지금까지 혈액 관리 현황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해옴에 따라 전국 7개 혈액원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와 적십자사는 혈액 판정 오류로 간염에 양성반응을 보인 혈액이 수혈용으로 사용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현재 검찰이 대한적십자사와 국립보건원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어, 이들 두 기관의 부실한 혈액관리 실태도 발표될 전망인 것으로 보도됐다.

이 같은 실수가 나타날 수 있는 경우는 ▲ 검사과정에서 플레이트(검체를 꽂아두는 반응판)가 뒤바뀐 경우 ▲ 검체가 뒤바뀐 경우 ▲ B형 간염 1차 선별검사 결과, 판정기준치를 초과한 혈액에 대해 검사기를 사용하지 않고 육안검사로 처리한 경우 ▲ 검사 후 번호를 잘못 옮기거나 입력한 경우 등이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일부 혈액이 수혈용으로 제공된 사실이 확인되면, 이를 추적조사하는 한편 감염된 사람에게는 위자료 등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앞으로 혈액의 유통 과정을 상시 감독하는 혈액감시기관을 신설키로 했다고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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