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반기는 황우석교수 "줄기세포 연구 백만대군 얻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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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조직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찾은 학자에게 노벨상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첫 노벨상이 X선을 찾은 뢴트겐에게 돌아갔고, 지난해 MRI를 개발한 주역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차지했다. PET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조장희 교수가 노벨상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노벨상에 근접한 두명의 한국인 과학자가 뭉쳤다. 조 교수 그리고 줄기세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대 황우석교수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에 서광이 비쳤다. 조 교수가 우리 곁에 왔다는 사실만으로 매우 고무적이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세포를 생체 내에서 관찰하기 위해선 실험동물 등을 외국으로 갖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조 교수의 영구 귀국으로 보다 신속하고 안전한 실험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조 교수와 황 교수는 지난해부터 한 달에 한 차례씩 왕래하며 줄기세포에 관한 동물 실험과 임상실험을 공동으로 진행키로 의기투합했다. 지난해에는 조 교수가 황 교수와 함께 캘리포니아 지역의 세계적인 영상 연구소를 둘러보기도 했다.

조 교수의 최첨단 영상기법을 활용하면 줄기세포를 이식한 동물이나 치매 환자의 뇌조직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식된 줄기세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 완벽한 자기조직으로 자리잡는지 그 과정을 일일이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면 분자들의 흐름을 점검하면서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

황 교수에 대한 조 교수의 신뢰 또한 두텁다. 조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인 과학자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며 "황 교수의 영향력은 최근 미국 의회가 줄기세포 연구에 30억 달러를 책정한 데서 입증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수준을 따라잡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이 맹렬하게 추격 중"이라며 "국가적으로 옥신각신하지 말고 줄기세포 연구를 잘 살려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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