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강박감으로 인한 식이장애, 그 위험성은?

중앙일보

입력

얼마전에 미국의 쌍둥이 여배우중 하나인 메리 케이트가 거식증 (Anorexia Nervosa) 으로 인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메리 케이트와 애슐리 자매는 어릴 때 부터 미국드라마 및 영화에서 활약을 해 온 유명한 배우들이다. 연예인들은 날씬한 몸매가 생명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감이 심할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날씬해지는 것에 집착했으면 거식증에 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식증은 식이장애의 일종으로 자신이 뚱뚱하지도 않은데 뚱뚱하다고 생각하게 되어 무조건 굶든지 거의 먹지 않아 나이, 키에 따른 최소 체중 (이상체중의 85 % 이하, 또는 BMI 17.5 이하)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거식증이 있는 사람들은 구토를 유도하거나, 설사제, 극심한 운동을 통하여 자신의 체중을 조절하려고 하며 아주 마른 상태에 이르게 된다. 거식증에 걸린 사람들은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극심한 공포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심하면 때로는 체중감소 또는 자살로 인해 생명을 잃게 되기도 한다.

거식증을 가진 경우, 생식호로몬과 갑상선 호로몬에 변화를 일으켜 생리가 끊어지거나 생식 기능 장애를 가져오며 뼈의 손실로 인해 성장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다. 체내 무기질과 전해질의 균형이 깨어져 체내대사와 신경계통에 문제를 일으키고, 극심한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빈혈, 변비, 더부룩함 등 소화기관의 문제도 야기한다. 또한 거식증은 심장이상으로 인한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거식증은 주로 청소년등 어린 시기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미국에서의 통계에 의하면 사춘기소녀들중 1 % 이하가 거식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거식증은 심리치료를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질병이므로 혼자서 극복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이 거식증에 걸렸다는 것을 주위에 알리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신이 거식증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경우, 가족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함은 물론 의사나 영양사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사장애의 다른 형태는 폭식증 (Bulimia Nervosa)으로 폭식증에 걸린 사람들은 칼로리가 많은 음식을 아주 많이 섭취한 뒤, 체중 증가를 염려한 나머지 구토를 하거나, 과용의 설사제를 사용하여 먹은 것을 배출하려고 한다. 이런 폭식증을 가진 사람들은 아주 많은 양을 먹기는 하나 흡수되기 전에 토해내므로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폭식증은 거식증보다 더 일반적인 것으로 주로 대학생등 젊은 나이의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미국 정신과 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0.5 ~ 3.7 % 가 거식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거식증을 가진 사람들이 수치감을 이유로 숨기고 있어 이에 대한 자세한 통계조사는 나와 있지 않으나,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젊은 여성의 일부가 폭식증을 경험했으리라 본다.

폭식증을 가진 사람들은 그래도 정상체중을 유지하게 때문에 거식증 환자와 같은 심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으나, 반복적인 폭식과 인위적인 구토, 약물에 의한 설사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가 있으며 탈수증 피로, 우울증, 예민, 구토시에 따른 위산으로 인해 이빨과 잇몸에 이상이 생기고 볼이 붓기도 한다. 폭식증 환자의 경우 시기가 지나면 본인의 의지로 고쳐지기도 하나, 본인의 노력으로 고칠 수가 없으면, 의사나 영양사의 상담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거식증, 폭식증 등 식이장애에 걸리는 것은 체중감량에 대한 집착으로 생긴다. 식이장애에 걸리거나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되는 근본적인 요인중의 하나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빠른 결과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달에 5~10 kg 감량" 이런 식의 무리한 소망을 품지 말고, "한달에 2 kg 감량" 으로 하향조정을 하는 것이 어떨까? 꾸준히 걸어가는 거북이가 경주에 이기듯이 자기의 페이스에 맞게 꾸준히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