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생약물질 세계 최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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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만큼 먹고 운동을 적게 하면서도 살을 뺄 수 있는 물질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은 31일 세계 최초로 먹기만 하면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MB550'이라는 물질을 한약재에서 추출해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을 섭취하면 인체는 에너지가 바닥난 것으로 착각해 지방과 근육에 저장돼 있던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연구원은 살찐 쥐 42마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먹이 양을 줄이지 않고서도 쥐의 체중이 평균 39% 감소했고, 복부 지방은 51% 줄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 실험에서 MB550이 혈당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병 치료제로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식품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이 물질은 지방 분해에 그쳤던 기존의 비만 치료제와 달리 운동을 한 것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근육 구조를 변화시켜 근력과 지구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연구원 김성란 박사는 "화학 물질을 합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안전성이 입증된 생약에서 추출한 것이기 때문에 건강보조 식품이나 의약품으로 상품화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제대 서울 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식품개발원의 발표대로라면 이 물질은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과 먹은 뒤 지방 흡수를 방해하는 방식에 이은 제 3세대 비만 약으로 볼 수 있다"며 "임상 시험을 거쳐 약으로 상품화하는 데는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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