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CT촬영 많아

중앙일보

입력

환자 진료과정에서 불필요한 전산화단층(CT) 촬영이 빈번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9일 의료기관들의 CT 촬영 빈도를 분석,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CT 촬영 환자 가운데 1개월 이내에 같은 병으로 다른 의료기관을 찾을 경우 다시 CT를 찍는 비율이 26%나 됐다.

즉 CT 촬영환자 100명중 11명 정도가 같은 병으로 한달이내 다른 의료기관을 찾으며, 이가운데 3명 정도가 CT를 다시 찍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CT 중복 촬영은 질병 상태의 변화나 화질상의 결함 등에 따른 것도 있으나, 의료기관들이 CT 촬영을 유도하는 등의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심평원은 분석했다.

특히 의료기관에 따라 CT 재촬영률이 최고 75%에서 최저 1.6%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CT 촬영이 이처럼 빈번히 이뤄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CT 장비는 총 1천526대로 인구 100만명당 31대를 보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를 합한 CT 진료비도 지난 2000년 1천610억원에서 지난해 2천928억원으로 8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진료비의 경우 17% 증가에 그쳤다.

심평원은 "CT를 찍은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CT 필름과 소견서를 발급받아 갖고 가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또 "CT 화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은 만큼 CT 촬영의 질적 향상을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CT 재촬영률이 높은 의료기관에 대해선 적정 촬영을 요청하되, 6개월마다 CT 청구실태를 분석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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