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줄기세포로 심부전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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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심근(心筋)에 성체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약화된 심근기능을 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울혈성심부전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맥고원 재생의학연구소의 로버트 코모스 박사는 울혈성심부전 환자 10명의 엉덩이뼈(관골)에서 채취한 성체줄기세포를 손상된 심근에 심어 심장의 박출기능을 크게 호전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BBC는 전했다.

코모스 박사는 25일 토론토에서 열린 미국흉부외과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코모스 박사는 중증 울혈성심부전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관상동맥 협착으로 손상된 심근에 혈액 공급을 늘리기 위한 혈관우회로(바이패스)수술을 시행하면서 이 중 10명에게만 엉덩이뼈에서 채취한 두 가지 형태의 줄기세포를 손상된 심근 25-30곳에 주사했다.

바이패스 수술과 함께 줄기세포가 이식된 환자들은 심장의 펌프 역할을 하는 좌심실이 펌프질해 내보내는 혈액의 총량을 나타내는 박출계수(ejection fraction)가 평균 29.4%, 수술만 받은 환자들은 30.7% 였다. 정상치는 55% 이상.

수술 6개월 후 줄기세포 그룹은 박출계수가 46.1%로 크게 호전되었으며 수술 그룹의 37.2%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줄기세포 그룹은 부정맥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지 않았다.

이는 울혈성심부전 치료에 세포요법을 공격적으로 시행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심부전 치료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코모스 박사는 말했다.

코모스 박사는 현재 40명의 울혈성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과 함께 성체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성체줄기세포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세포인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각 조직에 존재하는 미성숙세포로 소속된 조직의 세포만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른 조직의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점차 밝혀지고 있다.

특히 성체줄기세포는 심근과 혈관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연구보고서들이 발표된 일이 있으며 이번 코모스 박사의 임상시험은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한 것이다.

울혈성심부전이란 심장을 움직이는 심근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근이 손상됨으로써 온 몸에 혈액을 펌프질해 내보는 좌심실이 온전히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심장질환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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