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환자는 흡연 허용 건물 피해야

중앙일보

입력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처음으로 심장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실내 흡연을 허용하는 모든 건물이나 공공 집회 장소를 피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CDC는 간접흡연이 심장병 위험을 크게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을 의사들이 경고할 필요가 있다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실린 연구결과에 대한 논평에서 이렇게 권고했다.

CDC는 최소한 30분 동안 간접흡연에 노출돼도 심각하고 심지어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몬태나주 헬레나 병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 당국이 실내 흡연을 금지한 뒤 심작발작 건수가 크게 줄었으나 이 규정이 법원에서 불법이라는 판정을 받은뒤 그 숫자가 금방 예전 수준으로 늘어났다.

헬레나 병원 조사에서 실내흡연이 금지됐던 2002년 6개월 동안 심장발작 건수는 40%나 떨어졌다. 그 기간에 심장발작은 24건이었으나 그 기간 전후 5년 동안은 6개월간 발작건수 평균이 40건이었다.

CDC의 흡연과 건강분야 담당 테리 퍼체이시크 부국장은 논평에서 헬레나 병원의 조사 결과는 간접흡연이 혈액응고 경향을 크게 높여 피가 심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제약하는 증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CDC는 미국에서 간접흡연으로 인한 심장병 사망자가 연간 3만5천명쯤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퍼시체이크 부국장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전화 통화에서 "과거 간접흡연이 비흡연자의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고 말해왔지만, 의사들이 직접 심장병 환자들에게 흡연이 허용된 실내를 피하라고 권고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CDC의 이번 경고는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돼야 하느냐 여부에 대한 논란을 또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실내흡연 금지가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담배회사들이나 담배산업 관련자들은 그 결정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22일에도 켄터키주 대법원은 이 주에 있는 렉싱턴에서 술집과 식당을 비롯해 공공장소에 대해 금연조치를 취한 것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켄터키주 대법원의 판결은 켄터키주가 성인 흡연율 3분의 1로 미국에서 흡연율이 제일 높기 때문에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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