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외국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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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가축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지 말도록 권장한다. 금지 캠페인도 시작했다.

항생제가 듣지 않는 수퍼 박테리아의 출현과 가축에서 항생제의 사용이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축의 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는 데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미국은 축산물 수출국인데 반해 EU는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항생제를 가축 사료에 첨가하는 것이 사람의 항생제 내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체용 항생제에 대해서만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완전히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의회는 보고서에서 "전세계 항생제의 절반이 가축에 사용되며 이 중 80%가 필요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간의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식품의약국(FDA)은 새로운 가축 항생제를 판매하려는 업체에 내성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했다.

EU는 이에 비해 훨씬 엄격하다. 항생제는 반드시 수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가축용 항생제로 흔히 쓰이는 모넨신.살리노마이신.아빌라마이신.플라보포스포리폴 등 4종의 항생제를 2006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키로 했다. 덴마크.스위스는 가축의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사용을 이미 금지했다.

단국대 김인호 교수는 "가축용 항생제를 사료에 넣어 성장촉진용으로 쓰는 것은 금지돼야 한다는 것이 EU의 원칙"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는 축산물을 수입하는 나라지만 지금까지 미국 측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허가된 가축용 항생제를 뚜렷한 과학적 근거없이 사용을 금지하기 어렵다며 농가에 '되도록 항생제를 덜 쓸 것'을 권하고 있는 정도다.

또 가축과 사람의 반코마이신내성 장구균(VRE)이 서로 유전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서울대 수의대의 연구결과를 자주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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