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vs 터키 '훌리건의 추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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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데이비드 베컴이 일전을 앞두고 가볍게 공을 드리블하며 몸을 풀고 있다.

가을 주말, 풍성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가 축구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2004년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럽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04) 지역 예선. 10개조 20경기가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유럽 전역에서 열린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빅 매치는 단연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신흥 강호' 터키 간의 7조 예선. 승점 19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잉글랜드를 승점 1점차로 2위에 머물고 있는 터키가 안방 이스탄불로 불러들여 한바탕 '전쟁'을 치를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잉글랜드와 지난해 한.일 월드컵 3위에 빛나는 FIFA 랭킹 8위 터키는 전력면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잉글랜드의 주전 골잡이 마이클 오언이 정강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반면 터키의 스트라이커 하칸 슈퀴르는 역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출전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 팀간 맞대결은 3년 전부터 반복돼 온 양국 서포터스의 폭력사태와 감정싸움, 잉글랜드에서 최근 발생한 17세 소녀 집단 성폭행 사건 등 온갖 악재로 그라운드 밖에서도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월 잉글랜드 홈 선더랜드에서 치러진 예선 1차전에서는 다리우스 바셀과 데이비드 베컴의 연속골로 잉글랜드가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는 잉글랜드 홈 팬들이 원정온 터키 응원단에 인종차별 구호를 외쳐 양측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발생,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사상 최고액인 11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와 대표팀 주장 베컴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자국 팬들의 원정응원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부 극성 팬들이 이미 터키행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그 밖에 3조에서는 체코에 일격을 당해 지난해 월드컵에 이어 또 한번 대회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린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몰도바를 맞아 반전을 노리고 1조의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화력점검에 나선다.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의 소속팀 동료 코바체비치와 박지성(PSV 아인트호벤)의 공격 파트너 케즈만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투톱으로 호흡을 맞춰 웨일스전(9조)에 나선다. 개최국 포르투갈을 제외한 총 50개팀이 10개조로 나눠 벌이고 있는 유로 2004 예선은 각 팀이 홈앤드어웨이로 조별리그를 벌여 1위만이 본선 무대에 직행하고 2위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러 5장의 티켓을 다툰다.

한편 11일엔 말레이시아와 이라크 간의 2004 아시안컵 예선전을 비롯해 기니-말리전 등 2006 독일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 12일 루마니아-일본 간의 친선경기 등 굵직굵직한 A매치가 줄줄이 열린다.

일간스포츠 배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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