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 시스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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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철이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생선회 소비가 격감해 양식어민과 횟집상인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돼 본격 보급된다.

특히 이 예방 시스템을 도입해 인증을 받은 업소는 생산자책임보험에 가입해 해당 횟집에서 생선회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에 감염될 경우 최고 1억원의 배상을 하는 시스템도 도입된다.

사단법인 한국생선회협회(이사장 조영제 부경대교수)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간의 연구 끝에 `생선회의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협회가 개발한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는 생선회 위생관리 시스템은 ▲수조관리 ▲조리전 처리 ▲조리 ▲시식 등 4단계로 나뉜다.

먼저 수조는 물온도를 15℃정도로 낮춰 바닷물 및 활어와 함께 유입되는 비브리오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한편 오존이나 자외선 발생기 등의 살균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조리전 처리단계에서는 조 교수가 개발한 육질향상기를 사용해 영하 13℃의 특수용액에 활어를 5분간 담가 아가미 및 껍질 등에 부착된 비브리오균을 살균한다.

조리단계에서는 조리사와 도마,칼,행주 등에 의한 오염을 막을 수 있도록 활어의 머리를 자르고 비늘을 벗기는 `오염구역'과 생선의 포를 뜨고 회를 써는 `비오염 구역'으로 나눠 담당 조리사와 칼,도마,행주를 구분한다.

마지막으로 시식단계에서는 혹시 남아있을 지 모르는 비브리오균의 증식을 막고 회맛을 높이기 위해 접시에 얼음을 깔거나 냉각시킨 접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위생관리 시스템을 제대로만 이행하면 여름철에도 비브리오 패혈증 걱정없이 맛있는 생선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조영제교수는 말했다.

생선회협회는 이같은 위생관리 시스템과 비브리오 패혈증에 관한 잘못된 상식, 일본 등 외국의 비브리오 패혈증 대처방법 등을 담은 20분 분량의 비디오 테이프 1천개를 만들어 전국의 횟집 등에 보급했다.

생선회협회는 또 이같은 위생관리 시스템을 채택하는 횟집에 대해서는 연간 2~3회 검사를 실시, 합격하면 인증서를 발급하고 보험사 등과 협조해 최고 1억원의 책임보험에 가입시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균을 보유한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거나 상처부위로 균이 침투해 발병하며 인체에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50%나 돼 우리나라 법정 전염병 중 치사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정상적인 면역력을 가진 사람은 균이 침투하더라도 아무 이상이 없고 간이나 신장에 질환이 있거나 알코올 중독자 등이 주로 감염된다. 익혀먹으면 안전하다.

조 교수는 "여름철마다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인해 수산업계와 횟집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다시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회를 즐길 수 있는 위생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의] 생선회협회:(051)754-6921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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