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피해 3대 연구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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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흡연이 높은 사망률과 심장질환, 잘 낫지 않는 상처 등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히 밝혀지고 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최신호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와 함께 사는 비흡연자들의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비흡연자에 비해 15%나 높으며 다른 연구에 따르면 금연조치 실시기간 미국의 한 지역에서 심장마비로 인한 입원환자 수가 4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BMC 세포생물학지(誌)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간접흡연은 상처 치유에 필요한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금연단체 ASH의 데보러 아놋 대표는 "간접흡연자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3대 연구"라고 강조했다.

첫번째 연구는 지난 1981년부터 1996년까지 뉴질랜드의 웰링턴 의대가 45세부터 74세 연령층을 상대로 실시한 것으로, 연구진은 연령과 종족, 사회적 배경 등 요소를 모두 고려한 후에도 간접흡연자의 사망률이 15%나 더 높은 것으로 밝혀냈다.

두번째 연구는 미국 몬태나주 헬레나에서 공공장소 및 직장에서의 흡연이 전면 금지됐던 지난 2002년 6월부터 11월 사이에 심장마비로 입원한 환자수와 1998-2003년 중 같은 달에 입원한 사람 수를 비교한 것으로 다른 해에는 평균 40명이던 것이 2002년에는 24명으로 줄었다.

연구진은 "금연법은 간접흡연자를 장기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뿐만 아니라 심장마비 사례를 급격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처가 낫는 속도를 관찰한 세번째 연구에서는 담배연기에 노출된 섬유아(芽)세포의 화학 구조가 변화하면서 점성(粘性)이 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현상은 치유 속도를 늦출 뿐만 아니라 상처 가장자리의 세포들을 응축시켜 적절하게 봉합되지 못하게 해 비정상적인 흉터를 남긴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쥐를 상대로 한 유사 실험 결과를 보면 6개월간 담배 연기에 노출된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상처가 훨씬 늦게 아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학협회의 과학.윤리부장 비비앤 네이선슨 박사는 이들 세 건의 연구로 간접흡연이 "매우 현실적인 위험"임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웨일스 의대 상처치유연구소장인 스튜어트 이녹 박사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간접흡연의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노출의 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면서 성급한 추론을 경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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