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폐가 출산시기 결정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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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시기가 되면 태아의 폐에서 특수 단백질이 분비돼 자궁에 수축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의 생화학교수이자 산부인과 전문의인 캐롤 멘델손 박사는 23일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엘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태아의 폐가 자궁 밖에서도 숨쉴 수 있을 만큼 성숙되면 계면활성단백질A(SP-A)를 분비하게 되며 이 단백질이 분만을 위한 자궁수축을 촉발시키는 진통호르몬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멘델손 박사는 쥐실험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동물이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멘델손 박사는 쥐는 새끼를 밴 지 17일째부터 태아의 폐가 SP-A를 분비하기 시작해 19일째에 태어나는데 17일이 되기 전에 새끼를 밴 암쥐에 SP-A를 주입한 결과 더 일찍 새끼를 낳았다고 밝혔다.

멘델손 박사는 사람의 태아는 임신 30-32주(만기출산 40주)부터 SP-A의 분비가 증가하기 시작하며 자궁 속의 태아는 양수로 숨을 쉬기 때문에 SP-A는 양수 속으로 분비된다고 밝혔다.

SP-A가 양수에 분비되면 대식세포들이 활성화하면서 양수를 통해 자궁벽에 착상하고 자궁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분비해 이것이 진통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멘델손 박사는 설명했다.

멘델손 박사는 조산이 발생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분만을 위한 진통을 유발하는 화학통로는 여러가지이며 폐의 SP-A 분비가 그 첫번째 신호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멘델손 박사는 진통이 일찍 오는 여성은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양막이 감염된 경우가 많으며 이 때는 자궁벽에 대식세포 수가 늘면서 때이른 자궁수축이 시작된다고 밝히고 따라서 조기진통은 감염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댈러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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