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잃은 부모는 다발성 경화증 발현 가능성이 높아져...

중앙일보

입력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발성 경화증이 발현될 수 있다는 주장이 그동안 제시되어 왔는데, 이번에 덴마크 연구진이 자녀를 잃은 부모에게서 다발성 경화증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기고한 덴마크의 Aarhus 대학의 Jiong Li 박사는 “우리의 가설은 만약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 다발성 경화증은 드물게 일어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의 강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의 사망률이 낮은 국가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가장 극심하게 겪는 스트레스로서는 자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들 수 있는데, 본 연구는 자녀의 죽음을 경험한 부모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Neurology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연구 수행을 위하여 자녀의 죽음을 경험한 부모 21,062명과 자녀의 죽음을 경험하지 않은 293,745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다발성 경화증의 발현 가능성을 서로 비교 분석하고자 이들을 1980년부터 1997년까지 계속 조사하였다고 밝혔다.

연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 조사 대상자 중에서 258명에게서 다발성 경화증이 발생한 것이 관찰되었는데,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자녀를 잃지 않은 부모들에 비하여 다발성 경화증이 발현될 가능성이 56% 더 높은 것으로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다발성 경화증 발현 가능성의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8년 이상 추적 조사한 다음에야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자녀를 갑작스럽게 잃은 부모는 다른 부모들에 비하여 다발성 경화증이 발현될 가능성이 2배가 되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Li 박사는 “따라서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갑작스럽게 자녀를 잃는 것보다 더 심하게 느끼는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에, 우리 연구 결과는 스트레스가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한층 더 공고히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라고 주장하였다.

Li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와 기존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이해 및 예방 치료에 대하여 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용 논문: J. Li, C. Johansen, H. Brønnum–Hansen, E. Stenager, N. Koch–Henriksen, and J. Olsen," The risk of multiple sclerosis in bereaved parents: A nationwide cohort study in Denmark", Neurology March 9 2004, vol.62, issue 5, pp.726-729.

출처: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