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될때 증가하는 단백질 생산 유전자를 없애면 위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독성연구원의 남기택(35)박사 연구팀은 실험용 쥐(마우스)를 이용,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소화기질환 분야의 권위있는 의학 전문지 'GUT'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남 박사는 이번 연구로 오는 27~31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학회인 미국암학회에서 '우수 과학자상'(Scholar-in-Training Award)을 받는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위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난 94년 암연구국제기구(IARC)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발암물질로 규정했는데, 그동안 이 균이 위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점을 실험용 쥐를 이용해 증명한 연구결과는 없었다고 남 박사는 설명했다.
우리나라 성인의 90% 가량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일단 이 균에 감염되면 위염 등 다양한 위 관련 질환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또 단백질의 일종인 'iNOS'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없앤 쥐와 정상적인 쥐에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으로 위암을 유발한 결과 iNOS 생산 유전자가 없는 쥐의 위암 발생률(31%)이 정상적인 쥐(72.7%)보다 훨씬 적었다고 밝혔다.
iNOS 단백질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생성되지 않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되면 수십배로 증가한다.
남 박사는 "이번 연구로 iNOS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개발, 위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