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고혈압 차단 효과

중앙일보

입력

모유에 고혈압을 막아주는 성분이 있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리처드 마틴 박사는 미국심장학회(AHA) 학술지 '순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모유를 먹은 아이가 조제유를 먹은 아이에 비해 평균혈압이 낮으며 모유를 먹은 기간이 길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고 밝힌 것으로 BBC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마틴 박사는 7세 아이 4천763명을 대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생후 15개월 안에 얼마나 모유를 먹었는지를 어머니에게 물은 결과 모유를 먹은 아이들이 조제유를 먹은 아이들에 비해 최고혈압인 수축기혈압이 평균 0.6mmHg, 최저혈압인 확장기혈압이 0.6mmHg 각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모유수유 기간이 길수록 혈압은 더 낮아져 모유수유 3개월마다 수축기혈압이 0.2mmHg씩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확장기혈압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들의 성별, 체중, 부모의 사회적 지위, 형제자매의 수, 어머니의 음주습관, 인종 등에 관계 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마틴 박사는 밝혔다.

마틴 박사는 모유그룹과 비교그룹의 혈압 차이가 그리 큰 것으로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차이는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지켜 보겠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고혈압이 심장병, 뇌졸중과 연관이 있는 만큼 이 연구결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결과는 모유에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그 성분 중 하나가 혈관을 포함한 체내 조직의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장쇄(長鎖)다불포화지방산인지도 모른다고 마틴 박사는 말했다.

마틴 박사는 또 모유를 먹은 아이들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염분을 덜 섭취하게 된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반면 조제유를 먹는 아기는 수유량이 지나쳐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과체중은 나중에 혈압을 상승시키고 인슐린 저항을 촉진해 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마틴 박사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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