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인터넷 난자 판매 논란

중앙일보

입력

정자에 이어 난자를 파는 인터넷 사이트가 영국에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에 따르면 정자판매 전문 웹사이트인 '맨 낫 인클루디드 닷컴'(ManNotIncluded.com)의 자회사인 '위민 낫 인클루디드 닷컴'(WomenNot-Included.com)은 23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난자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웹사이트는 전세계 빈국의 여성들로부터 난자 기증자를 모집, 시험관아기(IVF) 시술을 원하는 영국 및 서구의 불임 여성들에게 소개하고 1천200파운드(약 264만원)의 소개비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난자를 기증받는 불임 여성들은 IVP 시술을 할 병원 소개비, 난자 제공 여성에게 줄 수고비 등을 별도의 중개인을 통해 협상해야하므로 실제 비용은 수 천 파운드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의료계와 시민단체들은 서구의 불임 여성과 빈국의 가난한 여성이 처한 '곤경'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는 부도덕한 행위라며 사이트 폐쇄를 요구하고 있지만 영국 당국은 관련 법규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이트를 출범시킨 존 곤잘레스는 IVF 시술을 위해 난자를 기증받아야 하는 불임 여성의 대기 시간이 3년에서 5년에 달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난자 거래가 이 대기 시간을 수주일 이내로 줄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곤잘레스가 2년 전 출범시킨 '맨 낫 인클루디드 닷 컴'은 9천500명이 넘는 익명의 정자 기증 희망자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2쌍의 레즈비언 부부와 1쌍의 불임 부부에게 정자를 제공해 아이를 출산하게 한 바 있다.

한편 IVF 시술 감독기관인 영국의 인간생식태생학위원회(HFEA)는 "면허가 필요한 병원도 아니고 정자와 난자를 직접 보관하지도 않는 웹 사이트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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