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뇌졸중에 걸린다?

중앙일보

입력

'어린이 뇌졸중으로 부르는 '모야모야병'을 아십니까'.

모야모야란 일본말로 구름이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양을 말한다. 목동맥에 파뿌리 같은 가는 혈관들이 마치 안개 무리처럼 모여 있다고 해서 붙인 병명이다.

1969년 일본 도호쿠(東北)대 스즈키교수가 발견한 이 병의 원인이 최근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조병규.왕규창.김승기 교수팀에 의해 베일을 벗었다.

모야모야병으로 확진된 어린이 20명의 뇌척수액을 조사했더니 CRABP-1이라는 특이 단백질이 다른 뇌질환 어린이에 비해 12배 많은 사실을 밝혀낸 것.

모야모야병은 대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목동맥 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혈액 공급로가 차단되면서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일과성 뇌허혈.뇌경색.뇌출혈.간질 발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목동맥 주변에 가는 혈관들이 생기는 것은 주 도로가 막히면 혈액이 갈 곳을 찾아 작은 골목들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병의 특징은 주로 10대 이하와 30~40대에 많다는 것. 어린이에게 선 뇌허혈 증상이, 중년층엔 뇌동맥이 막혀 나타나는 뇌출혈이 주로 발생한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치료 시기를 놓친 뒤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 김달수 교수는 "뇌졸중은 중년 이후의 질환이라고 생각해 증상이 있어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 중에 이런 환자가 있으면 반드시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초기 증상은 일시적으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운동마비가 오거나 언어장애가 잠시 생기는 것이다.일과성 뇌허혈의 특징적인 증상이다.특히 뜨거운 국물을 식히려고 후후 바람을 불고 난 뒤, 또는 많이 울고 난 뒤,심하게 운동을 한 뒤 이런 증상이 잠깐 찾아온다.

모야모야병은 혈관조영술이나 컴퓨터 영상촬영으로 진단하고, 혈관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왕규창 교수는 "지금까지 막연하게 추정하던 원인물질을 찾아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병을 예방하는 약물이 개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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