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간전증(임신중독증) 미리 알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임신 후 혈중 특정 단백질 분자가 비정상적으로 많으면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子癎前症)을 겪을 위험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혈액검사로 자간전증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국립아동건강인간개발연구소(NICHHD)의 리처드 레빈 박사는 5일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모태의학회 연례회의에서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의학뉴스 전문 통신 헬스데이 뉴스가 보도했다.

레빈 박사는 자간전증이 나타날 임신여성의 혈액에는 혈액공급을 방해하는 sFlt-1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분자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레빈 박사는 자간전증이 발생한 임신부 120명과 정상임신 여성 120명의 혈액샘플을 비교분석했다. 자간전증 환자 중 일부는 자간전증 진단 전의 혈액도 채취되었다.

결과는 자간전증 그룹이 비교그룹에 비해 혈중 sFlt-1 수치가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시작 때는 sFlt-1 수치가 두 그룹 모두 같았으며 자간전증 그룹은 증세가 나타나기 5주 전부터 sFlt-1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혈액공급을 촉진하는 태반성장인자(PlGF)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의 혈중수치는 sFlt-1의 수치와 역비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레빈 박사는 sFlt-1이 몸 전체 혈관의 내피세포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PlGF와 VEGF에 달라붙어 이들의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태반의 혈류를 억제함으로써 혈압상승, 뇨단백 같은 자간전증의 증세를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간전증은 경련, 신부전 또는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또 태아의 성장을 지연시키거나 조산, 심지어는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자간전증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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