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원인은 특수 면역세포 결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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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습관성 유산 원인은 특수 면역세포의 결핍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의학연구소 분자생물학 실험실의 알렉산더 베츠 박사는 '자연면역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임신 중 면역체계의 활동을 둔화시켜 태아에 대한 공격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특수 면역세포가 부족하면 유산이 발생한다고 밝힌 것으로 BBC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베츠 박사는 인간의 면역체계는 외부물질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직접 행동에 나서 이를 공격하는 세포와 뒤에서 목표선정과 공격을 조정하고 면역활동의 수준을 전반적으로 조절하는 세포가 있다고 밝히고 태아는 절반은 어머니의 유전물질을 갖고 있지만 나머지 반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아버지의 유전물질이기 때문에 엄격히 말하면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아야 마땅한 외부생물이라고 말했다.

베츠 박사는 그러나 면역체계가 태아를 공격하지 않도록 임신 중에는 면역체계의 활동이 조정되어 임신 첫 며칠사이에 특수형태의 T면역세포 수가 증가하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고 밝히고 이 특수면역세포가 결핍되면 면역체계가 태아를 공격해 유산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새끼를 밴 쥐들로 부터 이 특수 면연세포의 수를 인공적으로 감소시킨 결과 새끼가 유산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이 면역세포가 임신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베츠 박사는 지적했다.

베츠 박사는 이 새로운 발견은 습관성 유산 차단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인간의 면역체계가 임신 때 쥐 실험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사실이 먼저 확인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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