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다이어트" 핵심원리 뒤집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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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되 스테이크나 계란, 그밖의 포화지방은 얼마든지 먹어도 좋다고 주장했던 '애트킨스 다이어트(일명 황제 다이어트)' 주창자들이 이제는 붉은색 고기와 포화지방의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애트킨스' 다이어트의 창시자 고(故) 로버트 애트킨스 박사가 설립한 업체 애트킨스 뉴트리셔널스의 콜리트 헤이모위츠 연구교육국장은 보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전국 각지의 세미나에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의 영양분 가운데 포화지방섭취량을 20%로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이 업체 대변인은 헤이모위츠 국장이 5년 동안 이와 같은 세미나를 개최해 왔지만 이것이 '애트킨스 다이어트' 고유의 명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애트킨스 박사가 사망하기 몇달 전 출간한 최신 서적 '생명을 위한 애트킨스'도 "서로 다른 형태의 천연 지방 사이에 항상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트킨스 다이어트' 주창자들은 지난해 타계한 애트킨스 박사는 언제나 적색 고기 외의 식품을 섭취할 것을 주장해 왔지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애트킨스 다이어트' 자체가 아니라 이 다이어트를 어떻게 수행하는 지를 표현하는 데 수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정된 내용은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의 섭취 비율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생선과 닭고기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애트킨스 뉴트리셔널스의 소비자용 홍보물에는 포화지방산 섭취 제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고 '애트킨스 다이어트'는 모든 고기를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지방을 마음대로 먹으면서도 살을 뺄 수 있다는 믿음을 확산시키는 데 가장 공헌한 사람은 애트킨스 박사 자신이다. 수백만명이 그의 다이어트 방법을 따르면서 적색고기 판매와 스테이크하우스의 인기는 급등했고 그의 저서 '애트킨스 박사의 신(新)다이어트 혁명'은 1천500만부나 팔렸다. '애트킨스 다이어트' 용품들을 판매하는 애트킨스 뉴트리셔널스는 지난해 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애트킨스 뉴트리셔널스의 폴 울프 최고경영자(CEO)는 "애트킨스 박사의 책 판촉전략에는 기존의 통념에 반하는 내용을 강조하는 방식이 도입됐고 '베이컨이나 스테이크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주장은 언론에도 관심이 가는 주제였다"고 밝혔다.

울프 CEO는 그러나 "그러나 과거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불명확한 부분이 있었다. 우리도 그 점은 시인한다"고 말했다.

헤이모위츠 국장은 지방을 "자유롭게 섭취한다"는 표현을 사람들이 적색고기의 무제한 섭취 허용으로 오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해 새로 책을 내야 했던 이유"라고 밝혔다.

수정된 '애트킨스 다이어트'는 총영양분의 60%를 지방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면서 이 가운데 3분의 1은 포화지방, 나머지는 불포화 지방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농무부의 지방 및 포화지방 섭취 권고량의 두 배에 이르는 양이다.

다이어트의 1단계가 지나면 지방의 섭취량은 55%로 줄어들어야 하지만 포화지방의 비율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수정 '애트킨스 다이어트'는 권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처럼 '애트킨스 다이어트'가 종전의 주장을 다소 완화한 데는 영양학 전문가들의 거센 비판 이외에 지난해 4월 책으로 출간된 후 500만부 이상이 팔린 '사우스 비치 다이어트' 등 다른 저(低)탄수화물 다이어트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애트킨스 다이어트'를 수행하는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이 다이어트의 핵심원리에 대해 관계자들이 말을 바꾼 것에 대해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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