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질병진단 단백질 감지칩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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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속에 존재하는 질병관련 단백질을 전기적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고속 질병진단 단백질 감지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태송 박사팀은 혈액속에 미량(약 1ng/㎖)으로 존재하는 질병과 연관된 단백질을 전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향후 손목시계형 개인진단 시스템이나 군용 정밀 감지장치 등으로 활용이 기대되는 마이크로 바이오센서와 칩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질병관련 단백질을 전기적으로 측정하는 감지칩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며 연구팀은 이 칩의 구현에서 분석방법 개발에 이르기까지 국외와 국내에서 각각 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 속에는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과 연관된 단백질이 ng/㎖∼㎍/㎖ 수준으로 극미량 존재하며 이처럼 적은 분량의 생체물질을 감지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광(光)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복잡한 광학계가 필요해 작은 크기의 휴대형 분석 시스템 구현과 정밀한 생체분자간의 상호작용을 측정하기 어려운데다 많은 시간과 샘플량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마이크로 캔틸레버(한쪽 끝이 고정된 판) 위에 생체물질이 흡착될 경우 기계적 물성이 변하면서 공진주파수의 변화를 초래한다는 원리를 적용해 구동(액츄에이터) 기능과 감지(센서) 기능을 동시에 보유한 일체형 마이크로 칩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생체물질의 양에 따라 전기적으로 측정하는 이 방식은 아주 작은 크기의 캔틸레버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십 ㎕ 이하의 적은 시료로 30분내의 짧은 시간에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김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칩은 독자적 감지소자로서 뿐만 아니라 랩온어칩( Lab-On-a-Chip) 형태로 각종 진단장치에 탑재해 생화학전에서의 군용 정밀 감지장치나 응급환자의 상태를 검사할 수 있는 휴대형 진단시스템으로 향후 1-2년 내에 실용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런티어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단의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연구과정에는 ㈜경원훼라이트공업과 ㈜디지탈바이오테크놀러지, ㈜엠아이텍, ㈜한꿈엔지니어링 등도 참여했다.

생체분자 진단칩의 세계시장 규모는 오는 2005년에 1조5천억원, 2010년에는 4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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