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신부 사이에 독감환자 급증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전역에서 독감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임신부들 사이에서 독감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산부인과 전문 대형 공공병원이 10일 경고했다.

댈러스 파크랜드 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 진 쉐필드 박사는 지난 10월 초부터 현재까지 임신부 80명이 독감에 걸렸고 이중 60명 이상이 한 때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파크랜드 병원은 연간 1만5천여명의 신생아를 받아내는 미국 내 최대 출산 전문병원 중 하나이다.

쉐필드 박사는 임신부는 면역기능이 약화돼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된다며 독감에 걸린 임신부 중 2명만 예방 백신을 맞은 데다 그나마 독감에 걸리기 직전에 맞아 예방효과를 별로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쉐필드 박사는 이렇게 많은 임신부들이 독감에 걸린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종전에는 한 해에 5-10명 정도만 독감으로 우리 병원에 입원했었다"고 말했다.

독감에 걸렸던 임신부들은 모두 완치돼 퇴원했으며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병원측은 독감 환자가 속출하자 임신부 예방주사 맞기 캠페인을 벌였으며 지난주부터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쉐필드 박사는 "어떤 종류의 감염이든 조기 진통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독감은 폐렴이나 뇌수막염보다 더 위험한 감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임신 중기나 말기의 여성들은 독감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임신부들 모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쉐필드 박사는 충고했다.

쉐필드 박사는 파크랜드 병원에서 왜 이렇게 독감 환자가 많은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규모가 큰 공공병원인 데다 병원측이 임신부들의 독감증세를 적극적으로 발견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텍사스 주 보건당국은 주내 다른 병원에서는 이같은 독감환자 급증사례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다른 주에서도 아직 이런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CDC의 감염전문가 팀 우에스키 박사는 텍사스주는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 주들 가운데 맨 먼저 바이러스가 널리 퍼진 지역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에스키 박사는 따라서 텍사스내 주요 도시인 댈러스의 공공병원에서 이렇게 많은 임신부 독감환자가 첫 보고된 이유가 설명된다고 지적했다. (댈러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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