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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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고향 가는 길'에 겪어야 할 교통체증은 설레는 마음에 앞서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차가 막혀 고속도로에서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는 자칫 비행기 안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일반석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은 전문용어로 '심부정맥혈전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허벅지나 장딴지 등 다리 깊은 곳의 정맥에 피가 엉켜 생긴 핏덩어리(심부정맥혈전)가 심장으로 흘러들어 폐혈관을 막아(폐색전증) 심폐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이 가져오는 가장 흔한 합병증은`폐색전증'으로, 이는 혈전이 정맥 내부 벽으로부터 분리된 후에 폐로 이동해 폐동맥을 차단하면서 나타난다.

폐색전증은 가슴에 통증과 함께 심한 호흡곤란이나 맥박수에 이상이 생긴다든지, 발한,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심하면 숨지는 경우도 있다.

이 증후군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비행기나 자동차 등의 비좁은 좌석을 이용할 때 발생한 혈액순환 장애와 체내 수분 부족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의들은 자동차로 4시간 이상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 여행하면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이는 곧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채인호 교수는 "평소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나 노약자, 비만증이 있는 사람은 운행 중 환기를 자주 하고,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2~3시간마다 가벼운 스트레칭 운동으로 신체를 자주 움직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또 "장거리 운전은 한 사람이 계속하기 보다는 동승자와 운전을 교대로 해 운전자의 심리적 압박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며 "장거리 운행 중 차 안에서 구두를 벗고 발목 돌리기, 발바닥 누르기, 종아리 지압하기 등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간접적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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