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뇌세포 손상시켜

중앙일보

입력

수면 중 심한 코골이와 함께 간헐적으로 호흡이 끊어지는 수면성 무호흡증이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영국 국립심장-폐연구소의 매리 모렐 박사는 수면성 무호흡증이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좌측 해마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수면성 무호흡증이 기억- 학습 장애와 연관이 있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뉴 사이언티스트는 전했다.

모렐 박사는 수면성 무호흡증 환자 7명과 정상인 7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밀도를 관찰한 결과 수면성 무호흡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기억을 저장하는 왼쪽 해마의 밀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모렐 박사는 조사대상자가 몇 명 되지 않는 데도 결과가 너무 뚜렷하게 나타나 놀랐다고 밝히고 코골이가 이처럼 뇌에 미치는 영향이 영구적인 것인지는 앞으로 더 연구를 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쥐실험에서는 밤중에 산소가 결핍될 때 기억과 학습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로널드 하퍼 박사는 수면성 무호흡증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많다고 논평하고 수면성 무호흡증의 치료에는 호흡만이 아니라 뇌 손상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호흡기의학센터의 존 스트래들링 박사는 수면성 무호흡증이 뇌에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은 아직 증명된 사실은 아니라면서 수면성 무호흡증을 치료하면 손상된 뇌기능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수면의학'에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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