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포도주에 '장수 물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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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포도주에서 생명을 연장시키는 '장수 물질'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24일 나왔다. 특히 이 물질은 소식(小食)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사는 것과 같은 '장수 효과'도 갖고 있어 의학계는 비만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생명 연장 꿈이 적포도주를 통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적포도주에 다량 함유돼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화학 물질이 곰팡이의 일종인 효모의 수명을 70%까지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쥐에 대한 실험을 거친 후 레스베라트롤이 인간의 수명도 늘리는지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레스베라트롤은 생명체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시르투인(Sirtuin)'이라는 효소의 생산을 증가시켰다.

지금까지 동물 실험에서는 영양분 균형은 유지한 채 정상치보다 적은 칼로리의 음식을 먹이면 장수한다는 결과가 잇따랐으며 이 같은 '장수 효과'에는 시르투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레스베라트롤이 과다 영양분을 섭취하는 현대인에게도 유사한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추론했다. 연구팀은 올리브유 등에 함유된 케르세틴 등 다른 17가지 화학물질도 시르투인 생산을 늘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데이비드 핑켈스타인 박사는 "이 연구만으로 매일 적포도주를 마시라고 권할 수 없다"며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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